[상하이 모터쇼] 중국의 '플라잉 카' 공세..'하늘 나는 택시' 현실로
상하이=김남희 특파원 입력 2021. 04. 24. 10:33 수정 2021. 04. 24. 11:29
하늘을 나는 ‘플라잉 카(flying car)’가 현실로 더 가까이 왔다. 19일 개막한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기업 지리자동차(吉利·Geely)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小鵬汽車·XPeng)은 전기 플라잉 교통 수단을 선보이며 항공 모빌리티 시대의 미래를 보여줬다.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상징인 플라잉 카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앞서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리는 28일까지 상하이 국가회전중심(NECC)에서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제19회 상하이 국제자동차공업전람회·오토 상하이 2021)’에서 파트너사인 볼로콥터(Volocopter)가 만든 전기 에어택시 ‘볼로콥터 2X’를 중국에선 처음 선보였다. 앞서 2019년 싱가포르에서 시험 비행을 한 모델이다.
지리자동차가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 에어택시 ‘볼로콥터 2X’. /김남희 특파원
지주사인 저장지리홀딩그룹의 자회사 지리테크놀로지그룹은 2019년 9월 독일 플라잉 카 개발사 볼로콥터에 투자한 후 합작사를 세웠다. 볼로콥터는 전기 수직 이착륙(eVTOL) 에어택시 기술을 개발한 곳이다.
2인승인 볼로콥터 2X는 교체 가능한 배터리 9개와 로터(회전 날개) 18개를 장착했다. 로터를 넉넉하게 달아 한두 개가 작동을 하지 않더라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로터블레이드를 더 작게 만들어 비행 소음을 줄였다고도 했다. 고도 100m 상공에서 비행하면 길거리에선 비행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지리자동차가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 에어택시 ‘볼로콥터 2X’. /지리자동차
플로리안 로이터 볼로콥터 최고경영자는 "중국은 세계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산업에서 가장 유망한 시장"이라며 "이미 전기 에어택시 서비스를 위한 사업 라이선스를 신청했다"고 했다. 택시를 타고 도로를 달리듯, 하늘에서 택시를 타는 서비스에 나선다는 것이다.
지리는 항공 모빌리티 기술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9월 지리테크놀로지그룹 산하 ‘에어로푸지아 테크놀로지(Aerofugia Technology)’는 한 시간 반 배터리 충전 후 최장 6시간 비행할 수 있는 순수 전기 드론 ‘엑스-키메라(X-Chimera) 25’를 출시했다. 25kg짜리 드론이 무게 6kg짜리 물체를 싣고 날 수 있다. 중부 허난성 융청시 경찰이 이미 고속도로 순찰에 쓰고 있기도 하다. 에어로푸지아는 지리가 2017년 인수한 미국 플라잉 카 개발사 테라푸지아(Terrafugia)와 중국 드론 스타트업 AOSSCI(쓰촨아오시커지)가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지리자동차가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 에어택시 ‘볼로콥터 2X’. /지리자동차
징차오 에어로푸지아 최고경영자는 이번 모터쇼에서 "순수 전기, 수직 이착륙, 자율비행이 항공 산업의 미래이며, 우리는 볼로콥터와 함께 중국 도시에서 UAM 생태계를 이끌 기술과 생산 수단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상하이 모터쇼의 샤오펑 전시장. /김남희 특파원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샤오펑은 이번 모터쇼에서전기 플라잉 카의 두 번째 프로토타입 ‘트래블러(Traveler) X1’을 공개했다. 트래블러 X1은 샤오펑 하이테크(Heitech) 브랜드가 개발한 유인(1인승) 전기 비행체다. 샤오펑 하이테크는 샤오펑과 창업자 허샤오펑 최고경영자가 투자해 만든 연구개발 브랜드다. 여러 종류의 전기 비행체를 개발 중이다. 그중 두 번째인 트래블러 X1은 지난해 9월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한 첫 번째 모델보다 더 하늘을 나는 차처럼 생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샤오펑이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1인승 플라잉 카 ‘트래블러 X1’. /김남희 특파원
샤오펑은 8년간 플라잉 카 기술을 연구개발했으며 1만5000회 이상 유인 시험 비행을 거쳤다고 밝혔다. 개인 비행, 긴급 구조, 항공 관광 등에 트래블러 X1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올해 말 상용화 테스트를 하고 멀지 않은 미래에 플라잉 카를 생산할 것이란 게 샤오펑이 밝힌 계획이다.
최고경영자 허샤오펑은 일반 전기차와 비행체를 결합한 듯한 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고 전기차처럼 충전하고 차고에 주차할 수 있는 제품을 언급했다. 브라이언 구 샤오펑 부회장은 "실제 도로를 달리고 수직으로 이륙할 수 있고 100m 미만 고도에서 날 수 있는 차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했다.
샤오펑이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1인승 플라잉 카 ‘트래블러 X1’. /김남희 특파원
자동차·기술 업계는 플라잉 카가 도시 교통 체증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새로운 교통 수단으로서 상용화까지 가장 큰 과제는 안전성과 제도다. 도심 하늘길 비행 경로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본격적인 플라잉 카 시대가 열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도 2019년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분야에 뛰어들었으나, 상용화는 아직 먼 단계다. 현대차는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플라잉 카를 출시하고, 2028년 도심용 전동화 플라잉 카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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