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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자!(서예 Korean Calligraphy)/직접 보고 쓰고

[서예 입문 안내] 1. 우리는 이미 서예인 (2)_서체의 종류(한자)

by 드론타고 여행 2022.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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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서체의 종류(한자/한글)

 

한자나 한글 서예 작품을 볼 때 어떤 서체인줄 알면 눈에 들어오면서 감상의 경지에 이르는 상태에 금방 이를 수 있습니다.보다 깊이 있고 풍부한 서예감상을 위해 서체의 종류와 명칭에 대해 정리해봅니다. 객관적이고 신빙성있는 내용을 위해 한국서예박물관에 게시된 자료를 인용하였으니 참고바랍니다.(https://swmuseum.suwon.go.kr/sub.jsp?mnuid=sm020204)

 

1.2.1.한자

오늘날의 한자의 서체는 크게 전서(篆書), 예서(隸書), 해서(楷書), 행서(行書), 초서(草書)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1) 전서(篆書)

서예작품을 볼 때 '이게 글씨야?' 하는 생각이 드는 그림같이 생긴 글씨가 전서입니다. 알아보기 매우 쉽죠.

전서는 상형문자를 문자화시켜 예서와 함께 진한(秦漢) 시대까지 널리 사용된 서체로서 고문(古文), 대전(大篆), 소전(小篆) 등의 종류가 있습니다. 더 그림같은게 대전, 글자 비슷하게 되가는 것이 소전이라 보시면 되어요. 

 

- 전서/대전(大篆)

고대에는 길흉을 알아보기 위해 점을 치는데 그 점괘를 거북이 등뼈나 소뼈 등에 새겼는데 이것을 갑골문(甲骨文)이라고 합니다. 또 솥이나 종 등의 금속에 글씨를 새기기도 하는데 이는 종정문(鍾鼎文) 또는 금문(金文)이라고 합니다.

상형문자이기 때문에 한자공부도 많이 됩니다. 

 

- 전서/소전(小篆)

진나라때 전서를 간략화하면서 정비하였는데 이를 소전이라 합니다. 

전서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마지막 단계의 서체인 소전은 중후하고 안정감을 주는 글자체입니다. 

 

서예를 처음 시작하면 많은 분들이 눈에 익숙한 해서를 쓰고 싶어하시지만 전서를 처음에 배우면 역입과 회봉을 익히고, 곡선을 필하는 법을 자연스레 익히면서 붓을 다룰 수 있게되므로 저는 전서를 먼저 배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학을 배울 때 사칙연산이 중요하듯, 전서가 그런거라 봅니다. 지금도 멋스럽다는 이유로 도장을 새길 때 전서체로 합니다. 작가들이 전서로 작품을 많이 하는 이유도 글자에 담긴 뜻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면서 변화를 줄 수 있어 예술성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2) 예서(隸書)

진나라 때 성행했던 전서는 곡선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지고 번잡하여 예서체가 만들어지고 이는 한나라 때 널리 유행하였습니다. 예서라는 명칭은 당시의 기준 서체였던 전서에 예속된 부차적인 서체라는 뜻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 예서/고예(古隸)

전서의 필의가 많이 남아있는 서한시대의 예서를 고예(古隸)라고도 합니다. 

광대토대왕릉비 일부 탁본

정사각형에 가깝고 전서의 필획으로 사용하는데 대표적으로 광개토대왕비에 있는 서체 있습니다. 414년에 세워졌다는데 고졸하면서 힘차면서 과하지 않은 절제된 획들을 보면 여간 세련된게 아닙니다. 한민족이 추구하던 미의 수준을 알 수 있고, 후에 생긴 한글의 판본체와 비슷한 분위기임을 보면 신기할 따름입니다.   

 

- 예서/금예(今隸)

소박한 고예가 있다면 꾸미기 나름인 금예도 있죠.

을영비(乙瑛碑) 일부 탁본

납작한 형태의 물결처럼 흔들리는 파세(波勢)와 갈고리[鉤], 파임[磔]과 같은 필세가 강하게 나타나, 동한시대의 예서를 팔분(八分)서라고도 합니다.  


3) 해서(楷書)

우리가 가장 많이 봤고 다들 아는 글씨체인 해서는 여러 서체 가운데 가장 후대까지 정리된 서체입니다. 한나라 말에 발생하기 시작하여 위진남북조시대를 거치면서 발달하였고, 수(隋)를 거쳐 당나라 초기에 들어와 완비되었습니다. 옆으로 길고 납작한 형태의 예서식 짜임에서 점점 정방형의 짜임으로 변화되었고, 파세(波勢)나 갈고리[鉤], 파임[磔] 등이 점점 단정해져 곧은 형태의 규범적 필획으로 정리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모범생같은 글씨죠.  

장맹룡비 일부

해서 중에서도 방필(方筆)의 방정(方正)한 골격이 잘 드러나며 호방하고 웅건한 풍격을 보이는 이같은 서체를 흔히 육조체(六朝體)라고 통칭하며 북위시대의 시대적 풍격도 공유하고 있어 서예사에는 ‘북위서(北魏書)’라고도 합니다.대표적으로 장맹룡비가 있는데 해서 시작할 때 임서하는 법첩으로 피아노 바이엘 같은 거라 보시면 되어요. 방필은 뾰족한걸 말하는데 휘청거리는 붓으로 방필을 자유로이 표현할 정도면 졸업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힘들다는 얘기죠. 서예는 졸업반이 없으니까요. 육조체가 서예 기본이라고 하여 입문 시 해서를 먼저 하고 싶어 하지만 전서를 거치고 와야 해서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서예는 획, 결구, 장법으로 구성된다고 하는데 전서를 해야 획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거든요.  


4) 행서(行書)

해서를 흘리게 쓴걸 행서라고 하면 혼나겠죠?  진짜 자료에도 해서를 조금 흘려서 이어지듯 쓰는 서체가 행서라고 말하고 있네요. 하지만 행서는 원래 해서나 초서와 함께 예서로 시작하여 한나라 이후 독립 서체로 발전하였고, 해서에 앞서 정비된 서체입니다.

왕희지의 집자성교서

행서는 초서와 함께 전서나 예서에 비해 좀더 자유롭고 비정형적이라 글씨의 예술적 영역을 넓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예는 몰라도 왕희지는 다들 들어봤을거에요. 왕희지와 그의 아들인 왕헌지는 서예사의 전형적인 모범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행서는 써놓으면 그럴싸해보이는 효과가 좀 있지만 많은 작품들이 장법을 준수하지 않고 써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서당글씨로 보입니다. 정말 잘 쓴 행서작품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획에서 기상이 가득하고, 결구가 비율을 딱딱 맞추면서 매순간 장법을 준수합니다. 저는 그런걸 어깨뽕이 팍팍 서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5) 초서(草書)

행서를 더 흘려쓰면 초서라고 하고 싶은데... 그림은 아닌데 거의 못알아보는 글씨가 초서입니다. 초서는 여러 서체의 변화 과정속에서 궁극점에 도달한 서체입니다. 초서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고고학적 유물을 통해 살펴보면, 진나라 말이나 한나라 초에 나타나기 시작하여 위진남북조시대를 거치면서 정비되었다고 합니다. 그 변화는 장초(章草)·금초(今草)·광초(狂草)의 순서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 초서/장초

한나라 때의 통용 서체인 예서에서 나온 것으로 점획을 줄이거나 잇고 운필을 좀더 빠르고 간략하게 정리한 것입니다. 일부 글자에서 예서 필획을 간편화하여 예초(隸草), 급취(急就)라고도 하는데예서의 파세(波勢)처럼 획을 넓게 펼친 운필을 보이는 초서입니다. 

公羊傳전(공양전전) 急就章전(급취장전)

 

- 초서/금초

장초가 점점 변화하여 대략 동한시대 말이나 삼국시대에 걸쳐 정비되었고 그후 왕희지 등에 의해 정형화된 것으로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초서를 말합니다.

왕헌지의 '지황탕첩(地黃湯帖)' 부분.

 

장초에서의 간략하고 반복적인 운필, 글자 사이의 드문 연결, 점을 강조하는 특징들이 보다 긴장감 있고 주의 깊게 정비된 운필법에 의해 표현됩니다. 또 두 글자 이상을 연결시키는 방법이 진전되는 등 점획의 연결과 운필의 흐름이 중시됩니다.

 

- 초서/광초

광초는 장법, 결구, 획법 등에 있어 변화의 폭이 매우 큰 방일(放逸)한 초서를 말합니다. 

회소의 초서(광초)

한 행에 대여섯 글자로 크기를 번갈아 써가다가 간간이 네 글자로 변화를 일으키고, 뒷부분에서 두 행의 공간을 세 글자로 처리하거나 세 행의 공간을 단지 두 글자로 처리하기도 하며, 각각의 행을 반듯하게 쓰기도 하고 한쪽으로 삐뚤게 쓰기도 하는 등 장법이 매우 변화로운 초서입니다.


(번외) 예서+초서/목간(木簡)

번외로 목간(木簡)체를 말하고자 합니다. 목간(木簡)은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대나무로 된 죽간(竹簡)과 함께 글자를 기록하려고 썼던 목편(木片) 곧 나무 조각을 말합니다. .고대 중국에서 최초 기원하여 한반도를 경유해 일본에까지 전파되었고, 현재 중국학계에서는 '간독(簡牘)'이라고 부르며, 한국과 일본에서는 목간이라 부릅니다.

간암집한간 천자문

 나무에 글씨를 새기는 거라 끝마무리인 파가 날카롭고 곡선을 표현하려했지만 쭉쭉 뻗는 맛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글씨체인데 처음 목간체라는 것을 본 뒤 너무 멋있어서 완전 반했답니다. 제대로 된 목간체를 표현하려면 필력 수준이 높아야하는데 아직 갈 길이 머네요. 자료를 찾아보니 초서/장초로 분류하기는 것이 맞는데 예서작품으로 표현을 많이 하여 번외로 정리했습니다. 작품으로 표현할 때 이만한 것도 없어보이는데 정말 쓰기 어려워요.  

 

다음편에는 한글 글씨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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