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자!(서예 Korean Calligraphy)/직접 보고 쓰고

[서예 입문 안내] 1. 우리는 이미 서예인 (1)

by 드론타고 여행 2022. 7. 15.
반응형

1.1 어린시절 서예에 관한 추억 소환 

 

제가 서예에 관한 글을 올리면 가장 많이 달리는 댓글내용이 초등학교때 해봤다는 겁니다. 저도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시절 미술시간에 해봤던 기억이 나고요. 또 제사나 차례지낼 때 집에서 어른들이 붓글씨로 지방을 썼던 기억도 납니다. 한국에서 성장한 분들이라면 대부분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 같네요. 

출처: 청주일보 2022.07.05 '괴산 감물초, 계담서원에서 직접 꾸민 부채 펴고 방긋' 기사 발췌

저는 90년대 초반 초등학교 내에 한 선생님이 서예를 가르쳐주시는 이른바 방과후수업을 셀프, 무료로 열어놓으신 덕분에 4학년 때 처음 배우게 되었어요. 글씨체를 교정하려면 가야한다면 엄마가 3만원을 주며 근처에 있던 필방을 알려줬죠. 거기가서 ㅇㅇ 학교에서 왔다고 하니까 문방사우 세트를 3만원에 내어주셨어요. 그 필방은 그 자리에 없지만 근처에 아직도 똑같은 사장님이 운영하고 계시더라고요. 어린이어서 그런지 벼루가 매우 무거웠던 느낌이 떠오릅니다. 서예교실은 평일 내내 학교수업 후 가는거였는데 정말 지루하고 먹물 옷에 묻히고 잘 못쓴다고 한마디씩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좋았던것만은 아니었어요. 친구 엄마 한 분도 서예교실에 나오셨는데 얌전하게 앉아 글씨를 쓰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할만큼 인상깊었어요. 글씨를 어찌나 곱고 고르게 예쁘게 쓰시던지요. 어린이의 눈으로도 서예는 하루아침에 잘 쓸 수 없지만 노력하면 저렇게 멋있게 쓸 수 있을거라는 것이 보였습니다. 1년여간 다닌 이후에 미술시간에 한번씩 서예를 할 때면 그래도 해봤다고 즐겁게 임했었고, 성인이 되고난 뒤 취미생활로 꼭 서예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자연스레 먹게 되었어요. 이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 서예에 대한 추억이에요. 

 

연세가 있는 분들은 어렸을 적 한문을 배우면서 붓잡는건 자연스러운 일이었기에 서예라고 하면 매우 친근하게 생각하시죠. 미술시간에 붓한번 잡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고, 학교 교실마다 걸려있는 교훈, 많은 집에 걸려있던 가훈도 서예작품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지금도 축의금, 조의금 봉투를 준비할 때 붓펜으로 쓰는데 이것도 우리 생활에 서예가 가깝게 있다는 걸 말해줍니다. 이정도로 한국사람에게 서예는 누구나 이미 한번 해본 대중미술이었어요.

 

그런데 왜 지금은 멀어졌을까요.

일반적인 미술작품만큼 상업적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서예작품들, 빨리빨리 문화, 디지털 기기 발달, 한자교육 소외 등의 원인도 있고, 문화센터, 평생교육원 등에서의 서예수업을 개설하면서 가격경쟁에서 밀려난 서예학원들이 없어지고, 서예문화발전을 시대의 흐름에 맞추지 못한 서예계도 분명 한몫했다고 봅니다. <서예입문안내>  첫번째 글에서는 서예 자체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 점을 언급했는데 이 외부적인 요인이 결국은 서예에 대한 매력을 아는데 있어서 장해물이 된 것 같아요. 

 

음악도 감상하거나 악기나 노래를 배워 직접 해보는 방법으로 즐길 수 있듯이 서예도 작품을 감상하거나 직접 붓글씨를 써보는 것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서예를 다 접해봤기 때문에 작품 감상 또한 추억을 소환하며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죠. 이미 서예에 입문한 것과 다름없어요. 서예 전도자로서 서예인구가 늘어나 서예의 부흥시대를 맞이하길 기대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서체의 분류, 바로 알아보는 방법 등을 소개하겠습니다.  

 

<서예 입문 안내> 포스팅 글모음  

[서예 입문 안내] Intro 서예 입문 안내를 시작하는 이유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