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여행] 19일차 윈드리버 멀티백패킹 1일차_와이오밍주

Western U.S.A, Wyoming State, August 2020

Wind River Range Multi-backpacking 

드디어 윈드리버 멀티배패킹을 시작합니다. 

꽤 오랜시간 짐을 넣다뺐다 반복한 끝에 준비완료. 아크테릭스 60L배낭(Arcteryx Bora AR 61 Backpack)을 개시합니다. 물통까지 새거네요. 동행자 배낭은 미스테리 렌치  뉴테라프레임80L (MYSTERY RANCH NEW TERRAFRAME 80)이고요. 

무게가 상당히 나갔는데 스쿠버다이빙할 때 공기통 맬때 그 느낌이었으니까 15kg은 족히 넘었을 것 같아요.  그때도 사람들이 일어날 때 도와줬는데 이 무게의 가방을 5일동안 메고 다닐 생각을 하니 잠시 아찔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어쩔 수 없죠. 

새 신발 잠발란 비오럭스를 장착하고요. 

윈드리버 레인지 남서쪽에 있는 Big Sandy Trail Head 빅샌디트레일헤드로 갔습니다. 

https://goo.gl/maps/NdC6uAHs647JSG3fA

빅 샌디 트레일헤드 · Boulder, WY 82923 미국

이런 첩첩산중 같은 곳에 누가 놀러오려나 했지만 주차할 데가 없어서 눈에 불을 켜고 찾은 뒤 겨우 주차했어요.  나중에 보니까 길목까지 세우더라고요. 입구에 Vent화장실이 있는데 문명의 마지막입니다. 

지도를 확인한 뒤 떠나봅니다. 

코스는 일정에 따라 체력에 따라 다양하게 정할 수 있어요. 메인 산맥을 중심으로 길쭉하게 시계 방향으로 돌았습니다. 

초반에 길이 여러개로 갈라지는데 솔직히 어디로 갔는지 몰라요. 그냥 따라갔거든요. 

평평하고 무난한 길이었기에 배낭이 무거웠어도 주위를 구경하면서 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날씨도 좋았고요. 

말타고 가는 팀이 있더라고요. 얼마나 부럽던지... 

풍경이 진짜 예술이에요. 

좀 쉬어갑니다. 쉴때마다 신발과 양말을 벗어서 말리면서 허기를 채웁니다. 

하이킹 전용 스낵을 얼마나 샀는지 아직도 냉장고에 몇 개 남아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육포와 크래커로 단백질, 탄수화물을 보충하는데 나중에는 너무 힘들어서 뭐가 잘 먹히지도 않더라고요. 

여기가 머물기 좋은데여서 그런지 자리잡은 텐트가 몇 개 보입니다. 

중간에 구름이 많이 끼면서 비도 살짝 내리고요. 

Skull Lake 근처에서 캠핑을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어요. 

기본적으로 캠핑은 물가에서 하면 안되기 때문에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이면서 평평하면서 습하지 않은 곳을 찾기가 쉽진 않아요. 결국 찾아서 텐트 먼저 치고 호수가서 빨래도 하고 씻었어요. 친환경 비누를 챙겨가서 그걸로 머리감고 얼굴과 몸을 닦았어요. 향기는 별로 없고 뻑뻑해서 불편했지만 양심껏 그걸로 썼어요. 

씻었으니 배를 채워야죠. 이고지고 온 코펠버너 세트를 꺼내서 연결하고 불붙이는데도 처음이라 시간이 좀 걸립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맥앤치즈. 한 봉이 일인분인줄 알고 두 봉을 다 털어 넣었어요. 

빨리 익으라고 돌까지 얹어놓는 센스. 

처음 해먹는 메뉴라 우왕자왕하다가 거의 다 익을때쯤 힘들게 가져온 버터덩어리를 넣습니다. 버터가 하이킹먹거리로 마땅하진 않아보이긴 하지만 이왕 가져왔으니 즐기기로 합니다. 

인스턴트이기때문에 제가 아는 그 맥앤치즈는 아니었지만 맛있게 먹었어요. 챙겨간 페페로치노(굵은 고춧가루)랑 후추를 뿌리니 먹을만했습니다. 그걸로 잃어가는 미각을 되살려주며 식사를 마친 뒤 설거지와 양치를 한 뒤 잠들어 봅니다.

캠핑하면서 밥해먹는거 낭만적일것 같았는데 힘든몸을 이끌고 밥까지 해먹으려니 정말 힘들더라고요. 

백패킹은 처음이었거든요. 준비할 때 신경 많이 썼는데 막상 가니까 아무 생각 없고 다음날 일정과 힘든 몸 돌봐주기 바빴습니다. 무념무상이 되더라고요.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걸을 때는 언제 쉬나, 언제 도착하나 그 생각으로 가득차고요. 깊은 생각은 불가입니다.

백패킹 2일차도 포스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