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즐기자!/미국 U.S.A.

[미국 하와이 여행] DAY12 모기와의 싸움 끝에 칼랄라우 트레일 헤드로 무사귀환_하이킹 3일차

by 드론타고 여행 2022. 5. 29.
반응형

HAWAII, Kauai, 2021 DEC-2022 JAN

트레일 헤드까지 6mile, 오후17시 마우이 섬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습니다. 

게다가 이날은 2022년 1월1일. 머드 위에 텐트를 치고 자는데 빗소리와 축축함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어요. 잠깐 자고 일어나니 이미 오전5시, 진흙으로 범벅된 텐트를 정리하고, 마르기는 커녕 더 젖어버린 신발을 신으니 6시가 넘더라고요. 해가 다 뜬 후에야 백패킹 마지막 코스를 시작합니다.

날이 밝으니 하나코아 폭포 Hanakoa Falls가 눈에 들어오네요.  

폭포떨어지는 소리가 엄청납니다. 

이날도 비는 계속 내렸는데 전날밤보다는 줄어든 상태였어요. 곳곳에 물구덩이가 있거나 물이 흘러서 걷는게 더 힘들었어요. 

열대기후가 밤에는 춥지 않아 좋은데, 습해서 하이킹하기에는 더 안좋은 것 같아요. 

얼마나 갔는지 확인하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그냥 걸었습니다. 

이 나무는 바위를 뚫은것도 아니면서 뿌리를 드러내 놓은 채 희한하게 정착했더라고요. 강한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전전날 이 코스를 걸을 때는 군데군데가 미끄러웠다면 이날은 비때문에 온통 미끄러워서 더 조심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이제부터는 모기와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온통 습하고 덥고 숲이 울창해서 살기 좋은가봐요. 얼굴만 내놓고 가는데 거기에 다 달라붙어 물고 뜯고... 걷는게 힘드니 여간 간지럽게 하는게 아니면 그냥 냅두면서 걷는거에만 몰두했어요. 

아침을 제대로 안먹어서인지 배고프고 허해서 가지고 있는 초콜릿 다 까먹었고요.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하느라 힘이 더 들었어요. 

이제는 풍경도 눈에 안들어오고 너무 힘들지만 하이킹이 끝난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힘을 냈습니다. 

비는 줄어들었지만 이미 전날과 전전날 많이 내려서 온통 물바다였어요. 

속도가 뒤쳐지니 혹시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칼랄라우 비치에서 만났던 한 젊은 커플과 출발은 비슷하게 했는데 정말 빨리 가서 격차가 점점 더 벌어졌어요. 나중에 주차장에서 만났지만요. 

트레일을 막았는지 들어오는 등산객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신발 겉에 흙묻는건 별일 아니므로 팍팍 걸어갔어요. 

신발 전체가 젖은 상태였지만 얼마 조금만 더 가면 끝이라는 생각만 했어요. 

첫날 걸었던 곳이지만 물이 많아지니 난이도가 훨씬 높아졌어요. 

협곡 몇개를 더 가야하나 하면서 무념무상으로 걷다보니 처음 건넜던 계곡이 나왔어요. 그런데 물이 너무 많이 불어서 제 허리높이였던 수위가 가슴은 되겠더라고요. 게다가 물살이 너무나 세서 건너다가 휩쓸려갈 위험이 높았어요. 그래서 바다쪽으로 돌아가는데 바위를 밟고 가야했어서 신발을 신고 그대로 물로 들어가 신발이 완전히 더 젖게 되었어요.  

머리서부터 발끝, 신발까지 완전히 젖었고, 얼굴은 모리에게 몇 십방 물린 채로 드디어 2일전 출발했던 트레일 헤드에 도착했습니다. 예상대로 등산로는 이미 막아놓아 퍼밋받았어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어요. 문명으로 돌아오니 살겠더라고요. 바로 앞에 있는 화장실에 들르고, 야외 수돗가에서 진흙묻은거 닦고 눈치껏 씻으며 비행기에 탈 수 있는 최소한의 상태를 갖추려고 노력했어요.

 

주차장 차 있는데로 가니 우리를 앞질렀던 젊은 커플이 앉아있더라고요. 자기네 공항가야해서 차기다리고 있다는거에요. 낯선사람 특히 외국에서 히치하이킹 하는거 무조건 반대인데 멀티백패킹 하는 애들이 같이 하이킹 한 사람들에게 해를 가할리 없다는 생각에 선뜻 손을 내밀었어요. 비행기시간도 비슷하니 데려다주겠다 하고 차 뒷자리에 있는 짐을 잘 정리해서 앉을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 커플 나이를 들어보니 뭐... 산에서 뛰어다녀도 될 나이였어요. 한국 평창에도 가봤는데 찜질방이 기억에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백패킹 후 사우나나 온천을 가야 딱인데요. 간식도 이것저것 나눠 주고 여행계획을 나누다 보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마우이로 출발합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