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노우라 측후소에 가는 방법, 예약안내 등은 이전 글에 포스팅했으니 참고하세요.
https://zincoach.tistory.com/514
에노우라 측후소에 대해 설명하자면
사진, 건축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 스기모토 히로시가 10년 이상의 세월동안 구상하고 2017년에 개관한 곳입니다. 이 땅을 찾는데만 오랜 세월이 걸렸다고 해요.
일본의 아트공간으로서 큰 규모인데 작가는 이를 1만년 후의 미래를 위해, 현대 문명이 멸망한 후에도 고대 유적으로 남을 것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미술관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만 영어명은 Observatory, 직역해서 기상대, 측후소라고 불리우고 있어요.
스키모토 히로시 작가는 이에 대해 지진이나 화산활동, 기상을 관측하는 곳이 아니라 자연과 하늘을 조망하기 위한 장소로 세계와 우주, 그리고 자신의 거리를 측정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해가 뜨고 지며, 계절이 순환하는 것을 의식화 하면서 인류는 죽음과 탄생의 의식을 갖게 된 것이고, 이런 '사람의 가장 오래된 기억'을 현대인의 뇌리에서 다시금 인식하게끔 이 공간을 구성했다고 해요.
이곳에 있는 갤러리, 무대, 터널, 다실 등의 건축물에는, 겨울과 여름 등 각 계절마다의 태양광의 조사를 계산한 장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에노우라 측후소'에서는 '돌'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약 1,700년 전부터 약 1,000~500년 전 귀족과 무사의 시대, 약 100년 전 교토에서 사용되던 노면전차의 부석, 프랑스 구가의 계단 등 시대도 종류도 각기 다른 다양한 돌로 건축물을 만들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에노우라 측후소를 탐방해 봅니다. 안내를 받고 락커가 있던 건물에서 나갑니다.
바로 눈앞에 보였던 갤러리 건물은 한 쪽 면을 통유리 처리했고, 바다를 향해 긴 직사각형 형태여서 유리에 바다가 반사되어 보이면서 바다와 건물이 이어져있는 듯한 착시를 줍니다.
교육받은대로 이렇게 끈묶인 돌이 놓여져 있는 곳은 더이상 들어가지 않습니다.
조경이 잘되어 있는데 가을이나 봄에가면 더 멋질 것 같아요.
갤러리 건물을 따라 내려오면 사방이 철면으로 된 통로입구가 보입니다.
저 통로 끝으로 바다가 이어져 있어요. 사진으로 표현이 잘 안되어쓴데 실제 보면 통로로 빛이 들어오면서 우주에 온듯한 신비한 느낌을 줍니다.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둥근 볼 모양의 돌이 놓여져 있고 천장에 틈이 있어 자연광이 들어오면서 하나의 큰 조형작품같이 느껴집니다.
통로끝은 낭떠러지이므로 더못가게 되어 있고 밖으로 나가봅니다.
이렇게 캔틸레버 [cantilever] 구조로 되어 있었어요
통로 윗쪽으로도 올라갈 수 있는데 이렇게 바다와 연결되도록 이루어져 있고, 위험한 지점은 아까 본 돌로 표시하여 더 못넘어가도록 했어요.
이지점에서는 갤러리의 다른 면이 보이는데 이 건물도 캔틸레버 구조로 되어 있고, 돌로 쌓아올려 마치 자연요소인것처럼 주변경관과 잘 어울렸어요.
통로길 옆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인데 이렇게만 보면 별 감흥 없죠?
진짜 감상은 일출시간에 해야되는 거였어요.(사진출처: https://www.herenow.city/lp/jnto201901-japaneseartspots_ko/)
그 옆으로 무대와 관객석이 있습니다.
각기 다른 크기, 색, 종류의 돌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길을 만들고 주변을 꾸며주고 있어요.
같은 종류이지만 약간씩 다른 돌들이 이뤄내는 자연적인 조화는 편안함과 세련미를 동시에 주기도 하고요.
갤러리 끝이 통유리 베란다여서 저기를 가보고 싶은데 들어갈 문을 못찾은거에요.
알고봤더니 저 중간에 있는 사각형 철이 문이었어요. 겉에서 문고리 등이 전혀 없어서 조형미를 주려고 일부러 설치한 건줄 알았거든요.
미니까 열리더라고요.
지금 생각났는데 화장실 문도 저렇게 되어 있어서 특이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구석구석 빈틈이 없는 전체가 미술관 같았어요.
갤러리 안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뻥 뚫려 있으면서도 적절한 온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요.
이 측후소를 만든 스기모토히로시의 작품입니다. 경계를 구분짓는 선을 희미하게 하여 아련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시리즈로 전시되어 있었어요.
바다쪽으로 통유리처리가 되어 있어 통로길에서 본 것처럼 바다로 바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여기 나갈때도 문고리가 없어서 문 못열었는데 철판을 밀거나 당기면 되더라고요.
갤러리 건물 끝에서 바라본 통로길과 대나무숲, 바다전경입니다.
대나무숲을 가봅니다.
구경하느라 다른 일행분들보다 많이 늦어졌더니 직원분께서 끝까지 기다리면서 저희를 안내해주셨어요.
작은 돌로 바닥을 일정한 패턴으로 문양을 줬네요.
대나무 숲에 들어섰습니다.
머지않아 옛날집이 나오는데 지붕을 투명하게 처리해서 옛물건들을 전시해두었어요.
저희가 관람하는 모든 곳에 직원분이 지키고 계시기 때문에 내내 좀 긴장한 상태로 구경했어요.
겨울에 이 정도인데 다른 계절이면 훨씬 더 보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옛날집 뒷편도 이렇게 돌로 깔끔하게 정리하여 길을 만들어 두었고요.
이 땅에서 발견된 것같은 유물도 곳곳에 잘 전시되어 있어요.
옛날집 전체 모습입니다. 추측하기로는 이 측후소 터에 있던 집을 부수지 않고 리모델링해서 어울리게 만든 것 같아요.
인공적인 조형물도 대나무숲안에 조화를 잘 이루면서 전시되어 있고요.
이 대나무숲은 2천만년에서 5억년 전의 화석이 있는 곳이라고해요.
산책로를 따라 쭉 둘러오면 귤밭이 있어요. 하나 떨어져 있길래 몰래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고요.
이곳은 전체를 갤러리화 해서 길하나하나에도 정성으로 마무리가 된 흔적이 역력해요. 이래서 정해진 소수 인원을 받는것 같아요.
철 통로길은 밑에서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큰 돌로 만들어 놓은 휴게공간도 보이고요.
또 다른 옛집이 보이길래 다가갔습니다.
옛것과 유리의 만남은 신선했어요.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는지 이제 아시겠죠? 저 돌이 있으면 더 못갑니다.
아까 보였던 유리판에 앉으면 돌문밖으로 바다가 보이는데 수평선을 미리 계산해서 만든 것 같이 멋있습니다.
산책로에 있는 등은 이렇게 대나무 속에 쏙 들어가 있어요.
구경을 잘 마치고 버스를 타고 네부카와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건축기행의 백미는 에노우라 측후소였어요. 하나의 큰 작품을 본듯했고, 사람이 이세상에 물건을 남긴다면 이런걸 남겨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3만원이 넘는 입장료, 사전예약, 먼 거리 등 불편했던 모든 요소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곳이에요. 안그러면 저렇게 관리가 잘될 수도 관람에 집중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신칸센이 2만원이 넘으므로 돌아갈 때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1/3정도의 요금인 690엔 일반선을 타고 하염없이 졸면서 도쿄역으로 갔습니다.
친구가 보고싶다고 해서 따라간거였는데 정말 좋은 곳을 잘 보고 왔고,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겨울이 아닌 계절에 가보고 싶어요.
재방문 의사는 10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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